평생 처음으로 회사에서 퇴사하는 날, 나는 HR 실장에게 말했다. "제가 쌓은 연차 모두 써서 마지막 주휴 일정을 조정해 주세요." 그분이 놀란 눈으로 날 보시더니, "그게 퇴사 전에 가능한 거죠?" "아, 아닙니다. 이미 다 썼어요." 그날 오후, 나는 커피 한 잔 들고 1시 정각에 뒷짐을 지고 사무실을 나왔다. 퇴사 편지도, 인사도 없이. 그저 사장님이 좋아하던 공수도 한 마디 뿌리고. "회사는 나를 사랑하지만, 연차는 다 써먹어버리셨네." HR 실장은 그 후로 나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. 아마 '진짜 인재'라며 고개를 끄덕였을 거다. 아니, 아마 그냥 털어댔을 거다. 어쨌든 나는 나았다. 이제 일은 없지만, 연차 총보유액은 여전히 0일. 진짜로. 퇴사하면 연차도 사라진다지만, 그때는 이미 다 써먹은 내가 승리다. 🎉