야근 끝나고 집에 도착하니 어머니가 홀연히 고기를 꺼내셨다. 집에 사계절 내내 고기 없는 게 일 년 반. 갑작스럽게 등장한 그 무게감. '어머, 언제 사신 거요?' '회사에서 쿠폰 주셨다 해서...' 회사에서 고기 쿠폰을 준다는 건, 아마도 1% 할인된 가격으로 산 걸 200% 가치로 인식하게 만드는 기적의 마법일 터. 어머니는 이걸 진지하게 '회사가 선물해 준 은혜'로 받아들인다. 그 고기를 보며 나는 오랜만에 생긴 고기 한 점에 감사를 올려야 할지, 이걸로 회사에 감사를 바쳐야 할지, 어머니에게 감사를 전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. 고기는 침착하게 불에 구워진다.